본문 바로가기
내멋대로/페이스북 펌 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by 어빈이 2020. 1. 3.

페이스북 한정석 미래한국 논설위원 글 펌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엉터리 번역이니 감흥이 없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뿌시킨의 이 시를 러시아어 공부를 하고 읽어 보니 그 번역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엉터리다. 어떻게 여전히 바로 잡는 사람이 없었던 걸까. 번역이 엉터리니 시의 감상이 제대로 될 리도 없다. 바로 잡아 보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뿌쉬낀

 

 

구)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아라.

=> 문제없다. 하지만 Если를 양보절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시의 결말에 담긴 묘미를 반감시킨다. 정확한 러시아어 번역은 이렇다.

개) '삶이 그대를 속일 때,

그대는 원망하거나 화내지 말라.'

구)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 엉터리 번역이다. 제대로 번역한다면,

개) '우울한 날에 익숙하라.

환희의 날이 올 것을 믿어라'

(원문의 смирись는 '참고 견뎌라'가 아니라, '화해를 통해 익숙해 지라'는 의미다. В день уныния는 '슬픈 날에'가 아니라, '우울한 날에'가 맞다.)

구)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 이 부분도 어색하다. 그런데 번역이 쉽지 않다. 원문에 충실하려면 '마음'으로 번역된 Сердце (Heart)을 '사랑과 희망'으로 의역해야 한다. 한국어로 마음은 Heart와 Mind를 구별하지 않는데, Heart에 대한 정확한 대응 한국어가 없다. 더구나 в будущем живет은 '미래를 바란다'가 아니라, '미래속에 산다'가 정확한 번역이다. 원문에 없는 '한없이'는 도대체 어디서 온 건가?

개) ' 사랑과 희망은 내일 속에 살기에

오늘은 우울한 것'

구)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이 되리니.

=> 결정적인 엉터리 번역,. 완전 시를 망쳤다. мгновенно은 '사라진다'가 아니라, '찰나적', '순간적'이라는 의미다. 영어로는 momentary다.

또 Всё мгновенно, всё пройдёт;

Что пройдёт, то будет мило. 이 두 문장을 구번역에서는 충돌의 However로 엮었는데, 완전 넌센스다. 세미클론 ;는 '그러니' 라는 So 의미로 이어야 한다. 따라서 옳은 번역은,

개) '모든 것은 순간이며 모든 것은 지나가니

지금 지나가는 것은 내일 아름다운 추억되리라.'

원문에서 будет мило는 그리움이 된다가 아니라, 달콤하게 된다,아름답게 된다는 의미다. Что пройдёт은 현재형인데 왜 또 '지나가 버린 것'이라는 과거형으로 번역했나, 그러니 시상이 훼손된다. 정리하면,

<삶이 그대를 속일 때 -뿌시킨>

삶이 그대를 속일 때,

그대는 원망하거나 화내지 말라.

우울한 날에 익숙하라.

환희의 날이 올 것을 믿어라.

사랑과 희망은 내일 속에 살기에

오늘은 우울한 것.

모든 것은 순간이며 모든 것은 지나가니

지금 지나가는 것은 내일 아름다운 추억되리라.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 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Не печалься, не сердись!

В день уныния смирись:

День веселья, верь, настанет.

 

Сердце в будущем живет;

Настоящее уныло:

Всё мгновенно, всё пройдёт;

Что пройдёт, то будет мило.

댓글0